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들

 

 

 

오래 전, 내가 아내와 만나 한창 연애를 즐기던 무렵

나는 주위의 시선을 피해 아내와 떨어져서 영등포에서 면목동으로 목양지를 옮겨야만 했다.

 

가진 것이라고는 고작해서 몸둥이 한 개뿐,

심야가 있을 때면 아내는 어김없이 내게 달려와 택시를 태워주고 나는 연희동에, 자신은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가 오지 않는 날이면 걸어서 연희동까지 날이 밝아서야 겨우 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아내가 그립고 보고 싶을 때면 언제라도 아내를 불러내어 데이트를 즐겼다.


그 때에 내게 언제나 발이 되어주던 시내버스...

빨간색 그 번호는 면목동에서 청량리를 지나 신촌, 영등포까지 아내가 사는 동네까지 변치않고 무사히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그 날따라 그 버스가 고장이 나 하필이면 청량리 588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운전기사는 무엇이 불만인지 투덜거리며 승객들에게 "버스가 고장났으니 다음 버스로 갈아타라"고 계속 종용했다.

 

약속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타야할 버스는 오지않고 시간만 계속 흘러갔다.

하는 수없이 정거장앞 가게안으로 들어가 빵과 우유를 사고 있는데 마침 한 여자가 가게안으로 들어왔다.


그 여자는 젊은 아가씨로 짧은 치마에 짙은 화장을 하며 속살은 다 드러나서 냄새는 코를 자극했다.

그때에 또 한 사람의 남자가 가게로 들어왔는데 그녀와 마주쳤다.


"여기 왜 또 왔어? 에이~ 더러운 X" 하면서 담배를 사서들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것이 무슨 소린가, 무엇이 더럽다는 말인가...

너무도 궁금한 나머지 가게 주인에게 넌짓이 물어보았다.

"왜 그래요 저 사람들?" ......... "몰라서 물으세요? 요 앞에서 몸파는 여자쟎아요"


가게 주인도 마치 그녀가 불결하다는 눈초리로 그녀를 쏘아보며

"살 것있으면 빨리 사가기나 하지 뭐하고 있느냐"며 재촉하는 것이었다.

순간 그 주인의 말은 나의 마음을 몹시도 아프게 만들었다.


손님이 나가자 나는 그 주인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그래도 손님이쟎아요"하였더니 그 주인왈 "손님은 무슨 손님..."

제발 못팔아도 좋으니까 저런 손님은 안왔으면 좋겠다"는 대답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화가 나서 "그래도 우리는 그 여자들을 비난할 권리는 없어요. 만일 사람들이 성을 신성하게 여기고

요구하지만 않는다면 저런 사람들도 자연히 없을테니까요"하며 밖으로 나와 버렸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좋은 점들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좋게 만들고 부드럽게 할 수있는 친절일 것이다.

무자비하고 엄격한 태도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억누르게 하고 차가운 경멸의 눈초리는 말하는 그 사람까지도 더욱 차갑게 만든다.

따스하고 연민에 찬 몇 마디의 말은 타락하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돌릴 수있게 하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데는 사람들의 따스한 관심만큼이나 좋은 것도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자기와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하여 사람까지도 원수처럼 대할 필요까지는 없다.

도대체 같은 나라, 같은 사회에서 보안법은 무엇이고 내란죄는 또 무엇이라는 말인가?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지금 세상이 군사시대도 아니고 전방에는 사병들이 든든하게 서 있고 동네마다에는 CCTV가 활발하게 돌아가며,

미국에서 해마다 들여온 무기가 얼마나 비싸고 위협적이던가

그것을 북한이 모를까봐 또 과거의 수법처럼 저들이 쳐들어 오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어제까지만 해도 국정원의 NLL논란과 대선개입으로 수세에 몰렸었던 저들이 왜 갑자기 한 사람을 지목하여

국민들과 싸우려고 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일이다.

 

남의 흠을 잡고 야비하게 정치적 목적으로 삼는 것은 정말 비열한 짓이다.

아마도 그것은 저들이 만만해 보이거나 자신들에게 있어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리라...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는 매일같이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대통령의 사과문제로

저들이 주관하는 촛불집회가 밤새도록 그칠 줄을 모르고 국정은 마비되어 위급한 상황까지 왔다.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을 정치적인 이유로 정쟁을 삼을 것이 확실시되고 그 죄인과 동료들을 같은 무리로 몰아

무책임한 궤변들을 늘어 놓을 것이 뻔하다. 그리고는 느긋하게 선거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오늘날에도 이와같은 나쁜 부정들이 우리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추문이 무슨 탈출구라도 되는 마냥 다른 사람의 추문도 계속 흘려놓고 자기들의 문제를 덮으려고 한다.

그들의 표정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하나같이 흥미진진하다.

 

양심이 진정으로 결백한 자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결코 보복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양심이 깨끗하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의 잘못들을 계속 물고 늘어지며 더욱 분개하는 것이 아니던가.


위선자여. 당신들이 그 동안에 얼마나 많은 불법들을 행해왔는지 한번 냉정하게 돌아보고

국민들앞에 얼마나 신뢰를 얻고 있는지도 한번 살펴보라.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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