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엿장수
나의 어릴적 연희동시절에는
엿은 하나의 놀잇감이고 추억이었다.
우리 마을에 엿장수가 찾아 오면
어느 사이에 온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고물들과 엿을 바꿔먹었다.
소주병은 반토막, 콜라병은 한토막
헌신발은 맛 뵈기 플라스틱은 두토막
벽지도 찢어가고 장판도 찢어가고
고추씨는 받아주고 기름병은 받지않고
소독차가 한번 엿장수 옆을 지나갈 때면
이내 아이들끼리 한바탕 엿 강탈전이 벌어진다.
때 마침 아이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잽싸게 리어카를 습격하여 쑥대밭으로 만들고
도망가던 일도 참 많았었다.
술에게서 만큼은 더욱 고맙다고 말을 할까?
술 때문에 너의 인생도 마지막이라고 해야 하나
저 도로가에 토해낸 온갖 악취들을 바라보라
성범죄, 성추행, 음주운전, 폭력과 살인...
술은 역시 사람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담배는 자기만 주의해서 잘 가두면 그만이지만
술 만큼은 자기를 이기지도 못하며 절제하지도 못하고
강풍에 부는 나무처럼 그저 쓰러질듯 말듯 비틀거리며
막무가내로 남에게 불안감만 안겨주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의 그릇된 술 문화는
국가와 사회에게 엄청난 경제의 보탬이 되고 피해를 안겨주며
병 주고 약 주며 사람의 목숨과도 바꿀 수있는
술은 엿이고 사람은 엿장수이다.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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