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

 

 

 

 

                   오래 전 나의 가장 아끼는 한 동료가 결혼식을 채 일주일 남겨놓고서

                   그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한통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황급히 차를 몰고 땅끝 마을까지 거기서도 한참 배를 타고서

                   드디어 어느 섬에서 장례를 무사히 치루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아버지가 갑자기 그의 아내곁으로 가 버린것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어찌된 일일까 모두가 망연자실 한 채 또 다시 장례식을 치루어야만 했지요.

 

                   모두가 지쳐있고 동료의 몸도 맘도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건만 

                   세상은 왜 그렇게 야속한지 우리는 서로의 얼굴만 바라본 채 할말도 잃어 버렸습니다.

 

                   장례식이 어떻게 끝났는지 마을 이장님이 부둣가로 나와서 상경하는 일행들을 배웅하며

                   모두가 욕봤다며 위로해 주었습니다.

 

                   다음날 결혼식이 연기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결혼식은 그냥 그대로 교회에서, 사회는 내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교회안에는 며칠 전부터 카펫트와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하고

                   부서별로 총동원을 내려 학생들도 불렀습니다.


                   예식이 다가 오자 아무도 모르게 촛불을 밝혀 놓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예식이 시작되고 신랑이 웃으면서 뒤쪽에서 걸어오자

                   갑자기 교회안에는 터질듯한 박수소리와 함께 함성소리는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천사같은 신부가 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입장할 때는

                   모두가 일어나서 나도 그만 따라서 체통을 내려놓고 엉엉 울어야만 했습니다.

 

                   이들이 대체 누구인지 오랜시간 나와 함께하며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가 의지하며 남에게 희망을 주던 사람...


                   신랑은 그 천부적인 목소리로 언제 어디서나 노래와 재능을 선사해 주었었고

                   주간에는 복지 단체에서 야간에는 신학교에서 주경야독을 하였으며

                   신부는 천하 절색미녀로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재능많은 교사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선하고 아름다운 커플이 무슨 사연과 고난들이 많아서

                   그토록 많은 하객들이 모였으며 사람들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을까요?



                   축가 시간에는 귀여운 아이들이 꽃단장을 하고서 빵긋빵긋 웃으며 재롱을 떨고 나갔습니다.

                   분위기는 어느 새 울음바다에서 웃음바다로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신랑 신부의 얼굴에도 어느 새 웃음꽃이 피어나고 주례자도 덩달아 신바람이 났습니다.

                   카메라맨들도 신이 났던지 그들을 향해 사정없이 후레쉬를 터뜨렸고

                   영상과 음향 맡은 직원들도 정신을 잃어버리고 마음대로 였습니다.

 

                   순서도 뒤죽박죽 모든 것은 사회자인 내 맘대로 였습니다.

                   신랑신부를 세워놓고는 사랑만큼이나 뽀뽀를 해보라고 사랑이 식었다고 다시 반복시키며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행복들은 그들에게만 주고 싶었습니다.

 

                   그 때에 누군가는 감동이 되었던지 즉석에서 거액을 꺼내

                   모든 하객들을 위해서 식사를 배풀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다 이와 같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잃어버린 가족들의 슬픔은 크겠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는 인생입니다.


                   남편은 아내없이는 못살 것처럼 생각합니다. 아내도 남편없이는 못살 것처럼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는 자기부모가 떠났을 때 자기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자라고 어른이 되면 그토록 자기가 의지했었던 부모얼굴조차도 기억하지를 못합니다.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도 없지만 그가 없으면 그리워할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사라지고 나면 세상이 완전히 뒤바뀌고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의 생각이지 부질없는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명망있는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이 없어져도 세상은 여전히 변함없고

                   나라도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쉽게 헤어지거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넘어지면 세워주고 약하면 힘이 되어주며 외로우면 기꺼이 의지할 수있는 따스한 사람입니다.

 

                   내가 보고 싶고 그리운 선생님!

                   비록 우리의 만남들이 세상의 인연따라 왔다 갔다하는 만남이지만 나는 계획하고 당신은 진행시키면서

                   그때 우리는 조금은 서툴렀지만 그래도 우리는그때가 너무도 행복했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누군가를 위하여 어디선가 활동을 하시겠지요.

                   아이들도 보고싶구요...

                   부디 행복하시기를...어떤 사람, 어떤 일을 만날 지라도 사회에 큰 빛이 되시기를...

 

 

                   망우동을 바라보며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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