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하수같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이 땅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도 벌써 33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치적인 이념과 사상에 가로막혀 노래 문제를 놓고서도 한 치도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TV를 볼 때마다 그 날의 사건들이 얼마나 비통했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유가족들의 恨 섞인 절규소리로 나마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 동안 한번도 이 민족이 당한 고난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고

             민족 분단을 정권유지의 유리한 수단으로 사용하여 왔을 뿐이다.

 

             그 동안 숱한 전쟁 영화도 많이 만들었고 당시의 생생한 기록 필름도 보았지만

             우리는 그 전쟁이 주는 깊은 교훈을 제대로 통찰하여 오지 않았다.

 

             인과응보사상(因果應報思想)이라는 말이 있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고난이 온다는 사상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끊임없는 침략을 받고 이리 저리 쫒기는 고난의 역사였다.

             이러한 고난은 지금까지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삶은 말할 수없이 많은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고난이 무엇이기에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언제쯤이면 이러한 고난이 끝날 수가 있을까...

 

             오늘날 우리가 당하고 있는 고난은 인간이 저지른 惡에 대하여 심판으로 나타났다고 먼저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정권욕에 사로잡혀 국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정치권들과

             이 시대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창백한 지성인들의 무기력함에 대한 심판이다.

             이 민족앞에 정의를 상실하고 국민들을 기만하며 착취하고 분열만을 거듭하여 온 지도자들의 잘못에 대한 대가(代價)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정치지도자들을 보지 못했으며

             분열의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서는 지도자들을 보지 못했다.

 

             양심이 둔화되고 역사를 분별하지 못하며 아직도 자기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은 국민들로 부터 마음이 이미 멀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금년에도 야심차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며 한 가닥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기대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발 걸음은 매우 험난하기만 하다.

 

             80년의 봄 광주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들은 우리에게 있어 큰 비극이며 고난이었다.

             그 원인이 무엇이었든 중요한 것은 그 고난의 의미이다.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하고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 국민이 다같이 일어서서 노래를 함께 부르고 민주주의를 강하게 부르짖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나타난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과 불의에 대한 야만성이다.

             우리 속에 잠재해 있는 모든 악의 요소들을 청산하는 일이다.

 

             얼마 전 광주를 찾았을 때 누군가 내게 다가와 아팠었던 지난 날의 이야기들을 들려 주었다.

 

             "저~있쟎아요. 그 때 총칼을 피하여 교회로 몰려오는 청년들을 교회들은 문을 꼭 걸어 잠그고 맞아 들이지를 못했어요.

              뒷 일이 시끄럽고 귀챦아 질 것을 두려워 해 외면을 했었던 것이죠."

 

             위대한 영혼은 고난을 통하여 빛나는 것이다.

             고통이 결여된 인생은 천박하고 그 예술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깊이와 영감을 가질 수 없다.

             이것은 개인이나 민족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우리 사회안에는 이러한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나라의 운명은 공법과 정의에 달려 있다.

             공법(公法)은 물같이 정의(正義)는 하수(河水)같이...

 

             이 땅에 아직도 정의가 살아 있는지...

             살아있다면 사람들이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 Recent posts